1누구의 건강이 먼저인가: 10대인가, 성인 흡연자인가?
같은 제품이 한 집단에는 해가 되고 다른 집단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찬성 측은 전자담배가 새로운 세대를 니코틴에 중독시킨다고 말한다. 반대 측은 전자담배가 훨씬 더 치명적인 흡연을 끊도록 돕는다고 말한다.

전자담배(베이프)는 배터리로 액체를 가열해 만든 에어로졸을 들이마시는 기기다.5 대부분 담배 속 약물인 니코틴을 담고 있는데, 니코틴은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12 전자담배 금지는 인도처럼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것일 수도 있고, 가향 전자담배나 일회용 전자담배처럼 특정 종류만 막는 것일 수도 있다.
전자담배는 흡연자가 덜 해롭게 니코틴을 얻는 방법으로 인기를 끌었다. 2015년 잉글랜드 공중보건청(Public Health England)은 “현재로서 가장 타당한 추정은 전자담배가 흡연보다 약 95% 덜 해롭다는 것”이라고 밝혔다.10 그런데 10대가 전자담배를 쓰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미국 고등학생의 27.5%가 전자담배를 피웠다.3
나라마다 대응은 갈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한 나라는 34개국, 아무 규제도 없는 나라는 74개국이었다.4 인도는 2019년 전자담배의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고, 초범에게도 최대 1년의 징역형을 매기도록 했다.18 호주는 2024년 7월부터 약국에서만 전자담배를 팔 수 있게 했다.15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아이들이 어린 나이에 전자담배로 끌려 들어가 갇히고, 니코틴에 중독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4
미국에서는 21세 이상 성인의 전자담배 사용이 합법이지만, 제품마다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2025년 7월까지 허가된 제품은 39개였다.21 청소년 전자담배 사용은 줄었다. 2024년 전자담배를 쓴 중·고등학생은 163만 명(5.9%)으로 1년 전 213만 명보다 줄었고, 이 가운데 87.6%가 가향 제품을 골랐다.1 반면 성인 사용률은 2019년 4.5%에서 2023년 6.5%로 올랐다.25
우리나라는 금지 대신 ‘담배로 규제하는’ 길을 택했다. 그동안 담배사업법은 담배를 연초 잎으로 만든 것으로 한정했기 때문에, 합성니코틴을 쓴 액상형 전자담배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온라인이나 무인 자판기에서 무분별하게 팔렸다. 2025년 12월 국회는 니코틴(천연·합성 포함)까지 담배에 포함하도록 담배사업법을 37년 만에 고쳤다.28 2026년 4월 24일부터 액상형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와 똑같이 성인 인증을 거쳐 소매점에서만 팔 수 있고, 금연구역에서 쓸 수 없다.2829
안전성 논쟁도 계속된다. 2019년부터 2020년 초까지 미국에서 2,807명이 전자담배 관련 폐 손상으로 입원하거나 숨졌고, 그 가운데 68명이 사망했다.6 환자 대부분은 친구나 판매상에게서 구한, 대마의 주성분인 THC가 든 전자담배를 썼다. 조사관들은 첨가물인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이 집단 발병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밝혔다.7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은 2018년 전자담배의 장기적인 건강 영향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11
전자담배는 금연을 돕기도 한다. 2025년 코크란(Cochrane)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니코틴 전자담배를 쓴 흡연자 100명 가운데 약 9명이 6개월 이상 담배를 끊었다. 니코틴 패치나 껌을 쓴 경우는 약 6명이었다.8 담배로 해마다 700만 명 넘게 목숨을 잃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작은 차이가 아니다.5
결국 이 토론은 세 가지 물음으로 모인다. 전자담배를 시작할지 모르는 10대와, 전자담배 덕분에 담배를 끊을지 모르는 성인 흡연자 가운데 누구의 건강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가? 전자담배는 흡연으로 들어가는 입구인가, 빠져나오는 출구인가? 금지는 실제로 전자담배 사용을 막는가, 아니면 범죄 조직에 시장을 넘겨주는가? 2024년 1월 리시 수낵 당시 영국 총리는 일회용 전자담배를 금지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부모나 교사라면 누구나 알듯이, 요즘 가장 걱정스러운 흐름 가운데 하나는 아이들의 전자담배 사용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13
전자담배 토론의 승패는 대개 다음 네 가지 쟁점에서 갈린다.
같은 제품이 한 집단에는 해가 되고 다른 집단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전자담배가 무해하지 않다는 데는 양측 모두 동의한다. 다툼은 무엇과 비교하느냐에 있다.
전자담배는 사람들을 흡연으로 이끌 수도, 흡연에서 끌어낼 수도 있다.
종이 위의 법과 거리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다르다.
미국: 21세 이상 성인은 전자담배를 쓸 수 있지만, FDA가 허가한 제품만 팔 수 있다. 2025년 7월까지 허가된 제품은 39개였다.21
전면 금지: 34개국이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인도는 2019년 전자담배의 생산, 판매, 광고를 모두 금지했다.418
중간의 길: 영국은 2025년 일회용 전자담배를 금지했고, 호주는 약국에서만 전자담배를 판다.1415 뉴질랜드에서는 이제 매일 전자담배를 쓰는 성인(11.1%)이 매일 담배를 피우는 성인(6.9%)보다 많다.26
한국: 금지가 아니라 규제를 택했다. 2025년 12월 담배사업법 개정으로 담배의 정의가 ‘연초 잎’에서 천연·합성 니코틴까지 넓어졌다. 이에 따라 2026년 4월 24일부터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도 청소년 판매 금지, 성인 인증 후 소매점 판매, SNS·인터넷 광고 금지, 경고 그림 표시 등 일반 담배와 같은 규제를 받는다.2829 다만 합성니코틴이 아닌 ‘유사니코틴’은 여전히 담배의 정의에 들어가지 않아, 정부가 범정부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28
토론 팁: 나라별 비교는 양측 모두에게 좋은 근거가 된다. 찬성 측은 전자담배를 전면 금지한 나라들을, 반대 측은 전자담배 사용이 늘면서 흡연이 줄어든 곳이나 규제가 암시장을 키운 곳을 예로 들 수 있다. 한국처럼 ‘담배와 똑같이 규제하는’ 방식이 금지와 방임 사이의 답이 될 수 있는지도 따져 볼 만하다.
수업이나 동아리 토론에 활용해 보자. 정답은 없다. 이유와 근거를 들어 말하도록 이끌자.
생각 넓히기: 니코틴은 왜 청소년의 뇌에 더 해로울까? 과학 시간에 배우는 신경계와 연결해 보고, 국가가 개인의 기호품을 어디까지 규제할 수 있는지는 도덕·사회 시간의 자유와 공익 문제와 연결해 생각해 보자. (통합과학, 생명과학, 도덕, 통합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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