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금이 사람들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가?
판매가 준다는 데는 모두 동의한다. 다툼은 그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다.
찬성 측은 세금이 설탕 섭취를 줄이고 생명을 구한다고 말한다. 반대 측은 그 부담이 가난한 가정에 가장 무겁게 떨어지고, 건강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맞선다.

설탕 음료세는 흔히 ‘설탕세’ 또는 ‘탄산음료세’로 불린다. 탄산음료, 스포츠음료, 에너지음료처럼 설탕을 넣은 음료에 정부가 추가로 매기는 세금이다. 용량에 따라 매기기도 하고, 설탕 함량에 따라 매기기도 하고, 가격의 일정 비율로 매기기도 한다. 목적은 사람들이 이런 음료를 덜 사게 하는 것이고, 재원 마련을 함께 노리는 경우도 많다.
새로운 발상은 아니다. 덴마크는 1930년대부터 청량음료에 세금을 매기다가 2014년 폐지했는데, 소비자들이 더 싼 음료를 사러 국경을 넘어간 것이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20 지금의 흐름은 2014년 1월 멕시코가 1리터당 1페소(약 75원), 가격의 약 10%를 세금으로 매기면서 시작됐다.5
오늘날 적어도 116개국이 어떤 형태로든 설탕 음료에 세금을 매긴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보통의 세금이 “흔한 설탕 탄산음료 가격의 약 2%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1 사우디아라비아는 가당 청량음료에 50%, 에너지음료에 100%의 세금을 매기고, 영국은 설탕 함량에 따라 1리터당 18펜스(약 320원) 또는 24펜스(약 430원)를 부과한다.148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건강세를 “건강을 증진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 가운데 하나”라고 부른다.1
왜 하필 음료일까? 2011~2014년 미국에서는 하루 동안 청소년의 63%, 성인의 49%가 설탕 음료를 마셨다. 설탕 음료를 자주 마시는 습관은 비만, 제2형 당뇨병, 심장병, 충치와 관련이 있다.3 하버드대가 주도해 30만 명 넘는 사람을 다룬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설탕 음료를 하루 한두 잔 마시면 제2형 당뇨병 위험이 26% 높았다.4
미국에는 전국 단위 설탕 음료세가 없어서 싸움이 도시마다 벌어진다. 캘리포니아주 버클리는 2014년 주민투표로 온스(약 30mL)당 1센트(약 14원)의 세금을 도입했고, 필라델피아는 2017년 1.5센트, 시애틀은 2018년 1.75센트를 매기기 시작했다.7613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는 시행 두 달 만인 2017년 10월 세금을 폐지하기로 의결했다.17 2018년 캘리포니아주는 새로운 지방 탄산음료세를 12년간 금지했고, 같은 해 워싱턴주 유권자들도 코카콜라와 펩시코가 약 2천만 달러(약 276억 원)를 쏟아부은 캠페인 끝에 비슷한 금지안을 통과시켰다.1819
구매 습관에 미치는 효과는 비교적 분명하다. 멕시코에서는 첫해에 과세 음료 구매가 6% 줄었다.5 필라델피아에서는 대형 체인점 판매가 38% 줄었는데, 시 경계 바로 바깥에서 늘어난 구매가 그 감소분의 약 4분의 1을 메웠다.6 건강 효과는 아직 덜 확실하다. 영국에서는 부담금 도입 후 10~11세 여학생의 비만이 예상보다 8% 낮았지만, 2025년 연구는 필라델피아 어린이들의 체중에 아무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1025
한국에서도 이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2026년 1월 28일 이재명 대통령은 SNS에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하자는 구상을 올렸다.29 이후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1월 30일)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2월 3일)이 첨가당 함량에 따라 가당 음료 제조·수입업자에게 부담금을 매기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냈다.30 그러나 ‘증세’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9월에는 여당 의원이 비슷한 법안의 발의를 미루기도 했다.31
논쟁은 세 가지 질문으로 모인다. 세금이 사람들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가, 실제로 누가 부담하는가, 그리고 정부가 가격으로 사람들이 마시는 것을 좌우해도 되는가? 필라델피아가 세금 도입을 검토할 때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은 이를 “저소득층과 중산층에게 불균형하게 부담을 지우는 역진적인 장바구니 세금”이라고 비판했다.21 찬성 측은 가장 많이 내는 가정이 가장 큰 건강상의 혜택도 얻는다고 반박한다.
설탕 음료세 토론의 승부는 대개 아래 네 가지 질문에서 갈린다.
판매가 준다는 데는 모두 동의한다. 다툼은 그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다.
양측 모두 저소득 가정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세금은 쉽게 피할 수 없어야 효과를 낸다.
선택과 책임에 관한 원칙의 문제다.
멕시코: 초기에 도입된 대표적인 전국 단위 세금으로, 2014년부터 1리터당 1페소를 매긴다.5
영국: 2018년 4월부터 제조사에 단계별 부담금을 물리고 있으며, 많은 기업이 이에 맞춰 설탕을 줄였다.89
남아프리카공화국: 2018년부터 설탕 함량에 따른 부담금을 매긴다. 시행 뒤 과세 음료로 섭취하는 1인당 하루 설탕량이 51% 줄었다.12
걸프 지역: 사우디아라비아는 가당 청량음료에 50%, 에너지음료에 100%의 세금을 매긴다.14
미국: 전국 단위 세금은 없다. 버클리, 오클랜드, 샌프란시스코, 필라델피아, 시애틀, 볼더, 나바호 자치국 등 몇몇 지역이 자체적으로 세금을 매긴다.14
한국: 아직 설탕 음료에 따로 매기는 세금이나 부담금은 없다. 2021년 강병원 당시 민주당 의원이 음료의 당류 함량에 따라 100리터당 1,000원에서 2만 8,000원까지 부담금을 매기는 법안을 냈고, 2021년 국회입법조사처는 “조세 저항 및 음료 산업계의 반발”을 우려했다.29 2026년 대통령의 제안으로 논의가 다시 불붙었고, 1월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80.1%가 설탕 부담금 도입에 찬성했다.30
세계 전체: 적어도 116개국이 설탕 음료에 세금을 매기지만 대부분 세율이 낮고, 100% 과일주스 같은 음료는 대개 빠져 있다.1
토론 팁: 나라별 비교는 양측 모두에 유용하다. 찬성 측은 멕시코·영국·남아공을, 반대 측은 세금을 없앤 덴마크와 새 세금을 막아 낸 미국 유권자들을 내세울 수 있다. 한국 토론이라면 ‘세금’이 아닌 ‘부담금’이라는 형식이 공정성 논란을 줄일 수 있는지도 좋은 쟁점이다.
수업이나 동아리 토론에 활용해 보자. 정답은 없다. 주장마다 이유와 근거를 함께 들어 보자.
생각 넓히기: 기술·가정과 보건 교과의 ‘식생활과 건강’, 사회 교과의 ‘정부의 시장 개입’을 함께 놓고 보자. 국어 시간이라면 ‘세금’과 ‘부담금’이라는 낱말 선택이 여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기사를 비교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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