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치료와 향상, 경계는 어디인가?
거의 모든 사람이 어떤 선택은 받아들이고 어떤 선택은 거부한다.
찬성 측은 유전병을 끝낼 기회라고 본다. 반대 측은 위험한 실험과 과장된 약속, 그리고 새로운 불평등을 걱정한다.

아기의 유전자를 고른다는 것은 의료 기술로 아이가 어떤 유전적 특성을 갖고 태어날지에 영향을 주는 일이다. 지금은 대부분 체외수정(IVF, 시험관 시술)을 통해 이루어진다. 실험실에서 배아 여러 개를 만들고, 각 배아에서 세포 몇 개를 떼어 검사한 뒤, 부모가 어느 배아를 자궁에 이식할지 정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간 방법은 유전자 편집으로, 배아의 DNA를 직접 바꾸는 것이다. 비판하는 쪽은 이렇게 태어난 아이를 ‘맞춤 아기(디자이너 베이비)’라고 부른다.
배아 검사는 1990년대부터 여러 형태로 쓰여 왔다.2 잘 알려진 초기 사례는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난 애덤 내시다. 그는 누나 몰리가 앓던 치명적인 혈액 질환이 없고, 동시에 누나에게 골수를 이식해 줄 수 있는 배아로 선택되어 태어났다.8
이제 이런 시술은 흔한 일이 되었다. 2022년 미국의 난임 클리닉에서 이루어진 체외수정 시술은 43만 5,426건이었고, 난임 치료로 태어난 아기는 미국 전체 출생아의 약 2.6%였다.1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체외수정 시술 중 배아 검사를 한 비율은 2014년 17%에서 2016년 34%로 두 배가 되었고, 의학적 이유 없이 아기의 성별을 고르려는 시술도 1,314건에서 2,184건으로 늘었다.3 흔한 질병의 위험도, 나아가 특정 형질까지 점수로 매겨 배아의 순위를 정하는 새로운 ‘다유전자’ 검사는 미국의 100곳이 넘는 난임 클리닉에서 제공되며, 비용은 최대 5만 달러(약 6,900만 원)에 이른다.2
배아를 직접 편집하는 일은 훨씬 더 논란이 크다. 중국의 과학자 허젠쿠이(賀建奎)는 2018년 말에 태어난 쌍둥이 여아의 배아를 편집해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저항력을 갖게 하려 했다.19 2019년 중국 선전의 법원은 그가 “과학 연구와 의료 관리에 관한 국가 규정을 고의로 위반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4 2023년 국제 과학자 회의의 조직위원회는 “유전되는 인간 유전체 편집은 현재로서는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했다.5 한국도 생명윤리법 등 관련 법령으로 배아와 난자, 정자, 태아에 대한 유전자 교정 치료를 금지하고 있다.27
여론은 갈려 있다. 2022년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에서 미국인의 30%는 심각한 질병 위험을 줄이려고 아기의 유전자를 편집하는 일이 사회에 좋은 일이라고 답했고, 30%는 나쁜 일, 39%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아기를 더 매력적인 외모로 만들려는 유전자 편집에는 74%가 반대했다.6 2023년에 발표된 다른 조사에서는 미국인의 38%가 자녀의 학업 전망을 높이기 위해 배아 검사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7
규제 방식은 나라마다 크게 다르다. 영국은 미토콘드리아 기증 시술을 허가제로 운영해 2025년까지 아기 8명이 태어났지만, 의학적 이유가 없는 성별 선택은 금지한다.925 미국에서는 대표적인 생식의학 전문가 단체가 성별 선택 시술 제공 여부를 각 클리닉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14 한편 미국 의회는 2015년부터 예산법을 통해 식품의약국(FDA)이 편집된 배아로 아기를 출산하려는 신청을 심사하지 못하게 막아 왔다.26
토론의 쟁점은 몇 가지 큰 질문으로 모인다. 찬성 측은 이 기술이 유전병을 없앨 수 있고, 부모에게는 자녀에게 가장 좋은 출발을 마련해 줄 자유가 있다고 말한다. 반대 측은 과학이 아직 믿을 만하지 않고, 우생학의 역사를 떠올리게 하며, 좋은 유전자가 부자에게 먼저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한다. 2024년 미국의 의학유전학자들은 다유전자 점수로 배아의 순위를 매기는 방식에 대해 “임상적 유용성을 뒷받침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16
맞춤 아기 토론의 승부는 대개 이 네 가지 질문에서 갈린다.
거의 모든 사람이 어떤 선택은 받아들이고 어떤 선택은 거부한다.
지금의 기술에 한계가 있다는 데는 양측 모두 동의한다. 다른 것은 그다음 결론이다.
부모, 아이, 사회의 이익이 부딪치는 문제다.
비판하는 쪽 안에서도 법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의견이 갈린다.
한국: 생명윤리법 등 관련 법령이 배아·난자·정자·태아에 대한 유전자 교정 치료를 금지한다.27 아들을 고르려는 출산이 사회 문제가 되자 1987년부터 의사가 태아의 성별을 알려 주지 못하게 했고, 2009년부터는 임신 32주 이후에만 알려 줄 수 있었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2월 남아선호가 뚜렷이 줄었다며 이 조항을 6 대 3으로 위헌 결정했다.28 1990년대 여아 100명당 남아 116명을 넘던 출생성비는 2022년 104.7로 정상 범위에 들어섰다.29
미국: 배아 검사를 쉽게 받을 수 있고, 성별 선택 시술 제공 여부도 대체로 클리닉이 스스로 정한다.14 의회는 2015년부터 FDA가 편집된 배아로 아기를 출산하려는 신청을 심사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26
영국: 규제 기관인 인간생식배아관리청(HFEA)이 시술마다 허가를 내준다. 2015년부터 미토콘드리아 기증을 허용했지만, 의학적 이유가 없는 성별 선택은 금지한다.925
유럽: 유럽평의회가 1997년 채택한 오비에도 협약은 심각한 유전 질환을 피하려는 경우가 아니면 아이의 성별을 고르지 못하게 하고, 후손에게 전해지는 유전적 변경도 금지한다.24
중국과 인도: 중국은 유전자 편집 아기를 탄생시킨 허젠쿠이를 감옥에 보냈다.4 2000~2019년 사이 최소 900만 명의 여아 출생이 ‘사라진’ 인도에서는 부모에게 태아의 성별을 알려 주는 것이 불법이다.23
토론 팁: 나라별 비교는 양측 모두에게 좋은 근거가 된다. 찬성 측은 영국의 신중한 허가 제도를, 반대 측은 인도의 성별 선택과 허젠쿠이 사건을 경고 사례로 들 수 있다. 한국의 성 감별 금지와 헌재 결정은 ‘법으로 막을 것인가, 사회 인식의 변화를 믿을 것인가’를 두고 양측이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사례다.
수업이나 동아리 토론에 활용해 보자. 정답은 없으니 이유와 근거를 함께 말하도록 한다.
생각 넓히기: 생명과학 시간에 배운 유전 원리(단일 유전자 형질과 다유전자 형질의 차이)는 이 토론에서 어떤 근거가 되는가? 과학과 도덕(생활과 윤리) 교과를 연결해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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