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동물원은 정말 종을 구하는가?
성공 사례가 있다는 데는 양측 모두 동의한다. 다툼은 그것이 얼마나 많은 것을 증명하느냐다.
찬성 측은 동물원이 멸종 위기종을 지키고 수많은 사람에게 야생동물을 아끼는 마음을 심어 준다고 말한다. 반대 측은 어떤 우리도 야생의 삶을 대신할 수 없다고 맞선다.

동물원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야생동물을 우리나 방사장에 두고 기르는 곳이다. 오늘날의 동물원은 단순히 동물을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멸종 위기종을 번식시키고, 야생 보전 활동에 돈을 대고, 관람객에게 자연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이 논제는 그런 목표가 야생동물을 가두어 두는 일 자체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사람들은 수천 년 전부터 야생동물을 잡아 두고 구경거리로 삼았지만, 지금 우리가 아는 공공 동물원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미국 최초의 동물원인 필라델피아 동물원은 1874년 7월 1일에 문을 열었다.5
동물원은 여전히 인기가 높다. 2011년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해마다 7억 명이 넘는 사람이 동물원과 수족관을 찾고, 동물원·수족관 업계는 야생동물 보전에 한 해 약 3억 5,000만 달러(약 4,830억 원)를 쓴다.4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AZA)는 현재 12개국의 동물원·수족관과 관련 시설 255곳을 인증하고 있다. 이들 시설은 2024년 2억 9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맞았고, 2025년에는 현장 보전 활동에 3억 7,240만 달러(약 5,140억 원)를 썼다.1
찬성 측은 갈수록 심해지는 멸종 위기를 근거로 든다. 2026년 7월 기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오른 17만 5,909종 가운데 4만 9,505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2 2020년 연구는 1993년 이후 보전 활동 덕분에 조류 21~32종과 포유류 7~16종의 멸종을 막았다고 추정했는데, 캘리포니아콘도르와 프르제발스키말 같은 종은 사육 번식이 한몫을 했다.3 그러나 동물원이 보유한 종은 멸종 위기에 처한 육상 척추동물의 7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30
반대 측은 동물 한 마리 한 마리의 삶에 주목한다. 아시아코끼리 해피(Happy)는 1977년 미국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에 왔고, 2006년 마지막 짝이 죽은 뒤로는 다른 코끼리와 떨어져 지냈다. 2005년에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알아보아 자기 인식 능력을 보여 준 것으로 유명해졌다.19 2022년 뉴욕주 최고법원은 해피가 인신보호영장으로 풀려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5 대 2로 판결했다. 반대 의견을 낸 제니 리베라(Jenny Rivera) 판사는 “해피를 가두는 것은 본질적으로 부당하고 비인도적”이라고 썼다.18 해피는 2026년 5월 55세로 안락사되었다.19
한 번의 사건이 여론을 흔든 적도 있다. 2016년 미국 신시내티 동물원에서는 세 살 남자아이가 울타리를 넘어 약 4.5m 아래 고릴라 방사장으로 떨어지자, 멸종 위기종인 17살 서부로랜드고릴라 하람베(Harambe)를 사살했다. 동물원장 세인 메이너드(Thane Maynard)는 “400파운드(약 180kg)가 넘고 힘이 엄청난 동물”이라며 결정을 옹호했다.6 2014년 덴마크 코펜하겐 동물원은 근친 교배를 막겠다며 건강한 두 살 기린 마리우스(Marius)를 죽인 뒤, 관람객이 보는 앞에서 사자 먹이로 주었다.21
한국에도 동물원 논쟁을 상징하는 동물이 있다. 2023년 7월, 김해의 민간 동물원인 부경동물원의 좁은 실내 우리에서 지내던 늙은 수사자가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졌다. 갈비뼈가 드러날 만큼 마른 모습 때문에 ‘갈비사자’로 불리던 이 사자는 ‘바람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32 바람이는 예전보다 약 20배 넓은 공간에서 지내다 2026년 8월 12일, 사자로서는 드물게 22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33 같은 해인 2023년 12월부터는 개정 동물원수족관법이 시행되어 동물원·수족관 등록제가 허가제로 바뀌었고, 허가받은 동물원·수족관이 아닌 곳에서 살아 있는 야생동물을 전시하는 일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다.31
결국 논쟁의 상당 부분은 ‘어떤 동물원을 말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에는 연방 허가는 받았지만 AZA 인증은 없는 이른바 ‘길가 동물원(roadside zoo)’이 약 3,000곳 있다.24 2022년 미국은 대형 고양잇과 동물 공공안전법(Big Cat Public Safety Act)으로 대형 고양잇과 동물의 개인 소유와 번식을 대부분 금지하되, 인증받은 동물원은 예외로 두었다.7 유럽연합(EU)에서는 모든 동물원이 법에 따라 허가를 받고, 점검을 받고, 보전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26 동물원을 개혁하고 최악의 곳만 닫자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동물보호단체 본프리(Born Free)처럼 모든 동물원을 “단계적으로 없애야” 한다는 쪽도 있다.23
동물원 토론의 승부는 대개 이 네 가지 질문에서 갈린다.
성공 사례가 있다는 데는 양측 모두 동의한다. 다툼은 그것이 얼마나 많은 것을 증명하느냐다.
답은 종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은 동물원이 내세우는 핵심 존재 이유 가운데 하나다.
동물원을 비판하는 쪽 안에서도 무엇으로 대신할지는 의견이 갈린다.
한국: 2023년 12월 14일부터 개정 동물원수족관법과 야생생물법이 시행되어, 동물원·수족관은 서식 환경과 전문 인력 기준을 갖춰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받은 동물원·수족관이 아닌 곳에서 살아 있는 야생동물을 전시하는 일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었고(기존 시설은 2027년 12월까지 유예), 오락을 위해 동물에 올라타거나 만지거나 먹이를 주게 하는 행위도 금지되었다.31
미국: AZA 인증 동물원 옆에, 연방 허가만 있으면 운영할 수 있는 길가 동물원 약 3,000곳이 함께 존재한다.124 뉴욕주와 콜로라도주 법원은 모두 동물원 코끼리를 법적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았다.19
유럽연합: 1999년 제정된 지침에 따라 EU의 모든 동물원은 허가를 받고, 보전 활동에 참여하고, 대중을 교육하고, 종에 맞는 행동 풍부화를 제공해야 하며, 그러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한다.26
중남미: 2015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판사는 오랑우탄 산드라를 “비인간 인격체”로 인정했고, 이 도시의 동물원은 2016년 문을 닫았다.20 코스타리카는 2013년 국영 동물원 두 곳을 닫겠다고 발표했지만, 법원 판결로 계획이 10년 미뤄졌다.2728
토론 팁: 나라별 비교는 양측 모두에게 쓸모 있는 근거다. 찬성 측은 EU와 한국의 허가제를 들어 강한 규제가 기준을 끌어올릴 수 있음을 보여 줄 수 있고, 반대 측은 코스타리카와 아르헨티나를 들어 한 나라가 동물원에서 벗어나는 길을 택할 수 있음을 보여 줄 수 있다.
수업이나 동아리 토론에서 활용해 보자. 정답은 없다. 답할 때는 이유와 근거를 함께 들어 보자.
생각 넓히기: 과학(생명과학) 교과의 ‘생물다양성과 보전’ 단원, 도덕 교과의 ‘동물에 대한 윤리적 태도’와 연결해 보자.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다면, 그 권리는 종마다 다를 수 있을까?
‘근거 필요’ 표시가 붙은 논거는 이 가이드를 공개하기 전에 출처를 보완할 예정이다.
누구나 이 가이드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다. 편집자가 모든 제안과 출처를 확인한 뒤 반영하며, 반영된 제안에는 제안자의 이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