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탄소세는 정말 배출을 줄이는가?
목표에는 양측이 동의한다. 이 수단이 효과를 내느냐를 두고 갈린다.
찬성 측은 오염에 값을 매기는 것이 기후 변화에 맞서는 가장 값싼 방법이라고 말한다. 반대 측은 그 부담이 평범한 가정에 돌아가고, 유권자들이 번번이 이를 거부해 왔다고 맞선다.

탄소세는 석탄·석유·가스 같은 화석연료에,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CO2)의 양만큼 정부가 매기는 세금이다. 이산화탄소는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핵심 온실가스다. 원리는 단순하다. 오염에 돈이 더 들면 가정과 기업은 오염을 줄이고 더 깨끗한 선택지로 옮겨 간다. 거둔 돈을 가구에 돌려주는 나라도 있고, 재정에 쓰거나 다른 세금을 깎는 데 쓰는 나라도 있다.
새로운 발상은 아니다. 스웨덴은 1991년 이산화탄소 1톤당 250크로나(약 23유로, 약 3만 4천 원)로 탄소세를 도입했다.1 2019년에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27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전 의장 4명이 함께 서명한 성명이 나왔다. “탄소세는 필요한 규모와 속도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비용 효율적인 수단”이라는 내용이었다.23
오늘날 탄소 가격제는 퍼져 나가고 있지만 아직 듬성듬성하다. 2025년 기준 전 세계에서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 80개가 운영되며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28%를 포괄하고, 2024년 한 해 1천억 달러(약 138조 원) 넘게 거둬들였다.4 그러나 2024년 세계은행 분석에 따르면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수준 이상의 탄소 가격이 매겨진 배출량은 전 세계의 1%도 되지 않았다.5 그 사이 2025년 화석연료 배출량은 사상 최대인 381억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6
찬성 측은 성공 사례를 든다. 스웨덴의 탄소세는 2026년 석탄과 천연가스 기준 1톤당 1,520크로나(약 138유로, 약 21만 원)까지 올랐다.1 당시 재무부 장관 마그달레나 안데르손(Magdalena Andersson)은 2016년 “국내총생산(GDP)은 60% 성장했고, 같은 기간 배출량은 25% 줄었다”고 말했다.7 유럽연합(EU)에서는 탄소 시장이 적용되는 발전소와 공장의 배출량이 2005년보다 약 50% 줄었다.8
반발도 그만큼 거셌다. 프랑스에서는 2018년 유류세 인상 계획이 ‘노란 조끼’ 시위로 번져 4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 정부는 결국 인상을 철회했고, 에두아르 필리프(Édouard Philippe) 총리는 “어떤 세금도 국민 통합을 위태롭게 할 만큼 가치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910 오스트레일리아는 2014년, 도입 2년 만에 탄소세를 폐지했다.11 미국 워싱턴주 유권자들은 2016년 탄소세를, 2018년에는 탄소 부담금을 주민투표에서 부결시켰다.1213 캐나다의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는 취임 첫날인 2025년 3월 소비자 탄소 가격제를 폐지했고, 휘발유 값은 리터당 17.6센트(약 176원) 내렸다.14
미국에는 전국 단위 탄소세가 한 번도 없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23년 이산화탄소 1톤이 사회에 끼치는 피해를 190달러(약 26만 원)로 추산했다.15 2024년 조사에서 온실가스 배출에 세금을 매기는 데 찬성한 미국인은 54%로 2020년(66%)보다 줄었고, 휘발유세 인상에 찬성한 사람은 28%에 그쳤다.16
한국은 탄소세 대신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이 배출 허용량을 사고팔면서 탄소에 값이 매겨지는 방식이다. 그러나 배출권 가격은 2019년 1톤당 4만 950원까지 올랐다가 2024년 7월 7,020원까지 떨어졌고, 정부에 돈을 내고 사는 유상할당 비중은 10%에 머문다.29 2024년 7월 가격은 2026년 스웨덴 탄소세의 약 30분의 1에 불과하다.1
논쟁은 결국 세 가지 질문으로 모인다. 탄소세는 의미 있을 만큼 배출을 줄이는가? 그 부담은 누가 지는가? 기후 변화가 전 지구의 문제인데 한 나라만 먼저 나설 수 있는가?
탄소세 토론의 승부는 대개 아래 네 가지 질문에서 갈린다.
목표에는 양측이 동의한다. 이 수단이 효과를 내느냐를 두고 갈린다.
모든 것은 거둔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기후 정책은 오래 유지되어야 효과를 낸다.
기후 변화는 전 지구의 문제지만 세금은 나라마다 따로 매긴다.
유럽: 스웨덴은 2026년 석탄·천연가스 기준 1톤당 1,520크로나(약 21만 원)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탄소세를 매긴다.1 EU 탄소 시장은 발전과 중공업을 포괄하며, 2026년 1월부터는 철강·시멘트·알루미늄 같은 수입품에도 탄소 비용을 매긴다.825
북미: 미국에는 전국 단위 탄소세가 없고, 워싱턴주 유권자들은 탄소세를 두 번 부결시켰다.1213 캐나다는 2025년 소비자 탄소 가격제를 없앴지만, 대규모 산업 배출원에 대한 가격제는 유지했다.14
중국: 2021년 석탄 발전사 약 2,200곳으로 전국 탄소 시장을 열었고, 철강·시멘트·알루미늄으로 넓혀 중국 이산화탄소 배출의 60% 이상을 포괄할 예정이다.24
한국: 탄소세는 없고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다. 배출권 가격은 2024년 7월 1톤당 7,020원까지 떨어졌고, 유상할당 비중은 10%에 그쳐 실효성 논란이 이어진다. 정부는 2026~2030년 4차 계획기간에 배출 허용 총량을 줄이고 발전 부문 유상할당을 늘리겠다고 밝혔다.29
세계 전체: 탄소 가격제 80개가 세계 배출의 약 28%를 포괄한다. 10년 전에는 12%였다.4
토론 팁: 나라별 비교는 양측 모두에 유용하다. 찬성 측은 스웨덴과 확산되는 탄소 가격제를, 반대 측은 오스트레일리아·프랑스·캐나다에서 유권자들이 얼마나 자주 등을 돌렸는지를 내세울 수 있다. 한국의 배출권거래제를 ‘탄소세의 대안’으로 볼지 ‘가격이 너무 낮은 실패 사례’로 볼지도 좋은 쟁점이 된다.
수업이나 동아리 토론에 활용해 보자. 정답은 없다. 주장마다 이유와 근거를 함께 들어 보자.
생각 넓히기: 통합사회의 ‘시장 실패와 외부효과’, 과학의 ‘온실효과와 탄소 순환’을 함께 놓고 보자. 탄소세는 과학이 밝힌 피해에 경제학이 값을 매기려는 시도다. 미래 세대가 입을 피해를 오늘의 가격에 넣는 것은 윤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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