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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 사법입문~심화WSDCBP퍼블릭 포럼

사형제를 폐지해야 할까?

존치론자는 어떤 범죄에는 가장 무거운 형벌이 마땅하다고 말한다. 폐지론자는 한번 집행하면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오판을 지적한다.

저울을 든 정의의 여신상
Sheba_Also · CC BY-SA 2.0
논제: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찬성 5 · 반대 5 · 출처 30개2026년 10월
칼럼 사형제 논쟁은 사실 세 개의 논쟁이다 · 아래에서 읽기 ↓

들어가며

사형은 법원이 유죄를 선고한 사람의 생명을 국가가 빼앗는 형벌이다. 사형제를 유지하는 나라 대부분은 살인에만 사형을 적용하지만, 테러, 마약 밀매, 반역, 국가에 대한 범죄에 적용하는 나라도 있다.

한국은 사형제가 법에 남아 있지만 집행하지 않는 나라다. 마지막 집행은 1997년 12월 30일로, 이날 23명이 처형된 뒤 30년 가까이 집행이 멈췄다. 국제앰네스티는 2007년부터 한국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한다. 헌법재판소는 1996년(7 대 2)과 2010년(5 대 4) 두 차례 사형제가 합헌이라고 결정했고, 2019년 제기된 세 번째 헌법소원은 2025년 말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29 한편 한국갤럽 조사에서 사형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022년에도 69%였다.30 법과 현실, 여론이 서로 다른 곳을 가리키는 셈이다.

사형은 성문법만큼이나 오래됐다. 약 4,000년 전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에는 사형에 처하는 범죄가 25가지나 적혀 있었다.8 사형 폐지론은 훨씬 나중에 등장했다. 1764년 이탈리아의 체사레 베카리아는 국가에는 생명을 빼앗을 권리가 없으며, 짧고 끔찍한 형벌보다 확실하고 오래가는 형벌이 범죄를 더 잘 막는다고 주장했다.924

오늘날 세계는 둘로 나뉘어 있다. 2024년 말 기준 113개국이 모든 범죄에 대해 사형을 폐지했고, 법률상 또는 사실상 폐지한 나라는 145개국이다.1 그런데 기록된 사형 집행은 2024년 최소 1,518건으로 2015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세 나라가 그중 91% 이상을 집행했다. 해마다 수천 명을 처형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중국은 이 통계에서 빠져 있다.1

서구 민주국가 가운데 지금도 사형을 집행하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972년 모든 사형 집행을 중단시켰다가, 사형 선고가 덜 자의적으로 이뤄지도록 새로 만든 법에 따라 1976년 집행 재개를 허용했다.103 집행은 1999년 98건으로 정점을 찍었다.21 2024년에는 9개 주에서 25건이 집행됐고, 26명이 새로 사형을 선고받았다.4 여론도 식었다. 2024년 사형제를 지지한 미국 성인은 53%로, 50년 만에 가장 낮았다.2

유럽은 반대쪽 끝까지 갔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은 모두 사형을 폐지했고, 사형 폐지는 EU 가입 조건이기도 하다.26 EU 기본권 헌장은 이를 한 문장으로 못 박는다. “누구도 사형을 선고받거나 처형되어서는 안 된다.”25 EU 각국 정부는 사형이 “비인도적이고 불필요하다”며, 사형이 범죄를 억제한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없고, 오판이 한 번이라도 일어나면 국가가 무고한 사람을 고의로 죽이는 결과가 된다고 경고한다.26

미국에서는 누가 사형수가 되는지도 큰 쟁점이다. 흑인은 미국 인구의 13.6%지만 사형수의 41%를 차지한다. 또 실제로 사형이 집행된 사건의 피해자 약 75%가 백인이었는데, 전국 살인 피해자 가운데 백인은 약 40%에 불과하다.27 비판론자들은 인종이 여전히 사형 선고를 좌우한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존치론자들은 연방대법원이 이런 통계를 개별 사건의 차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반박한다.11

피해자 가족의 목소리도 하나가 아니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로 여덟 살 아들 마틴을 잃은 빌·데니스 리처드 부부는 2015년 검찰에 사형 구형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형이 “수년간의 항소로 이어져, 우리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날을 계속 다시 겪게 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28 그러나 배심원단은 결국 범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핵심 용어

사형
법원의 판결에 따라 범죄에 대한 형벌로 생명을 빼앗는 것. ‘극형’이라고도 한다.
실질적 사형폐지국
법에는 사형이 있지만 10년 넘게 집행하지 않은 나라. 1996년 이후 집행하지 않은 러시아, 1997년 이후 집행하지 않은 한국이 여기에 속한다.29
응보
형벌은 범죄에 상응해야 하며, 범죄의 무게만큼 마땅히 받아야 한다는 생각.
억지(일반예방)
형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앞으로의 범죄를 막는 것.
무력화
범죄자를 교도소에 가두거나 처형해 사회에서 떼어 놓음으로써 더 이상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게 하는 것.
교화
범죄자가 달라져 사회로 돌아가 범죄 없이 살도록 돕는 것. 사형은 이 가능성을 없앤다.
재심 무죄(누명 벗기)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 대개 새로운 증거로 결백이 밝혀져 공식적으로 혐의를 벗는 것.
가석방 없는 종신형
석방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징역형. 사형의 대안으로 흔히 거론된다.

찬반 논거 한눈에 보기

찬성: 폐지해야

    반대: 유지해야

      찬성 논거

      반대 논거

      핵심 쟁점

      사형제 토론의 승패는 대개 이 네 가지 질문에서 갈린다.

      1국가에 생명을 빼앗을 권리가 있는가?

      원칙의 문제다. 어떤 통계도 이 질문에 답해 주지 않는다.

      찬성 측어떤 범죄를 저질렀든 정부가 자국민을 죽일 권한을 가져서는 안 된다. 인간의 존엄은 가장 흉악한 범죄자에게도 적용된다.
      반대 측정의란 형벌이 범죄에 상응하는 것이다. 가장 끔찍한 살인에 걸맞은 형벌은 사형뿐이다.7

      2억지 효과: 사형은 범죄를 막는가?

      양측이 같은 연구를 놓고 다르게 해석한다.

      찬성 측수십 년의 연구로도 사형이 장기 징역형보다 살인을 더 많이 막는다는 사실은 증명되지 않았다.5
      반대 측효과가 없다는 것도 증명되지 않았다. 계획된 범죄라면 사형의 위협이 일부를 막을 수 있다.5

      3오판: 법원은 무고한 사람의 처형을 피할 수 있는가?

      사형은 결코 바로잡을 수 없는 유일한 형벌이다.

      찬성 측법원은 틀린다. 미국에서만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나중에 무죄가 밝혀진 사람이 200명이 넘는다.4
      반대 측DNA 같은 현대적 증거와 긴 항소 절차를 거쳐, 유죄가 조금도 의심스럽지 않을 때만 사형을 선고하면 위험은 아주 작아진다.

      4공정성과 비용: 평등하게 적용되는가, 그럴 가치가 있는가?

      존치론자들조차 제도가 의도대로 돌아가는지 묻는다.

      찬성 측누가 사형을 선고받는지는 돈, 인종, 변호인의 실력에 좌우될 수 있다. 재판이 길어 종신형보다 비용도 더 든다.6
      반대 측그것은 제도를 고쳐야 할 이유이지, 많은 유족이 정의라고 여기는 형벌을 포기할 이유가 아니다.

      세계는 지금

      한국: 1997년 12월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2025년 말 보도 기준 생존한 사형확정자는 57명이다. 정부는 2020년 처음으로 유엔 총회의 사형 집행 유예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29 그러나 국민 다수는 여전히 사형제 유지를 지지한다.30

      미국: 27개 주가 여전히 법에 사형제를 두고 있으며, 나머지는 폐지했거나 집행을 중단했다.2

      집행이 가장 많은 나라: 2024년 기록된 사형 집행의 91% 이상이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에서 이뤄졌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형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다.1

      세계적 흐름: 145개국이 법률상 또는 사실상 사형을 폐지했다.1

      토론 팁: 나라별 비교는 양측 모두에게 유용한 근거다. 폐지 측은 세계적 흐름을, 존치 측은 각 나라가 자기 가치관과 범죄 상황에 맞게 정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울 수 있다. 한국 사례는 양쪽 모두 쓸 수 있다. 30년 가까이 집행 없이도 사회가 유지됐다는 점, 그리고 그 기간에도 국민 다수가 사형제 유지를 원했다는 점이다.

      사형제를 유지·중단·폐지한 나라를 색으로 구분한 세계 지도
      2024년 세계 사형제 현황.법률상·실제로 사형 집행실질적 폐지전시 등 예외적 범죄에만 적용폐지Grahamanderson · CC BY-SA 4.0

      토론해 볼 질문

      수업이나 동아리 토론용 질문이다. 정답은 없으니 이유와 근거를 들어 말해 보자.

      1. 한국은 법에 사형제를 두고 있지만 1997년 이후 집행하지 않았다. 지금 상태는 현명한 타협일까, 양쪽의 단점만 모아 놓은 것일까?
      2. 국가가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이 정당할 수 있을까? 전쟁에 나간 군인이나 정당방위를 한 경찰관의 경우와 무엇이 다를까?
      3. 사형이 살인을 줄인다는 사실이 증명된다면 논쟁은 끝날까? 그래도 남는 문제는 무엇일까?
      4. 오판이 몇 건이어야 사형제를 폐지할 이유가 될까? 단 한 건이라도 충분할까?
      5. 국민 다수가 사형제 유지를 원한다면, 헌법재판소나 국제 기준이 그 뜻과 다른 결론을 내려도 될까?

      수업 활용

      50분 수업 흐름

      1. 도입 (5분) “한국은 사형제가 있는 나라일까, 없는 나라일까?”를 묻고, 1997년 이후 집행이 없었다는 사실과 여론 조사 결과를 함께 보여 준다.
      2. 자료 읽기 (10분) 찬성 모둠은 ‘오판’과 ‘억지 효과’ 논거를, 반대 모둠은 ‘응보’와 ‘민주주의’ 논거를 읽고 핵심 근거를 하나씩 고른다.
      3. 모둠별 입론 준비 (15분) 논거 2~3개로 입론을 쓰고, 상대 측의 가장 강한 논거를 예상해 교차조사 질문 2개를 준비한다.
      4. 미니 토론 (15분) 입론 각 1분 30초 → 교차조사 각 2분 → 반론 각 1분 30초 → 최종 발언 각 1분.
      5. 정리 (5분) 네 가지 핵심 쟁점 가운데 ‘원칙’의 문제와 ‘사실’의 문제를 구분해 보고, 어느 쪽이 토론의 승부를 갈랐는지 이야기한다.

      수행평가·토론대회 활용

      • 입론서 쓰기: 찬성이나 반대 한쪽을 골라, 한국 사례 하나와 해외 사례 하나를 포함해 출처 3개 이상을 인용한 800자 입론서를 쓴다.
      • 쟁점 분석표: ‘생명권’, ‘억지 효과’, ‘오판’, ‘공정성과 비용’ 네 쟁점마다 양측 주장·근거·약점을 표로 정리한다.
      • 가상 헌법재판: 모둠을 청구인·이해관계인(법무부)·재판관으로 나눠, 사형제 헌법소원의 변론과 결정문 요지를 작성해 본다.

      생각 넓히기

      도덕(윤리와 사상)·사회(정치와 법): 칸트는 살인자는 죽어야 한다는 응보주의를,7 베카리아는 확실하고 오래가는 형벌이 더 효과적이라는 예방주의를 내세웠다.9 두 사상가의 형벌관으로 우리 사회의 사형제 논쟁을 각각 설명해 보자.

      이 주제의 칼럼

      범죄와 사법 · 5분 읽기 · Debatery 편집팀

      사형제 논쟁은 사실 세 개의 논쟁이다

      권리, 억지 효과, 오판. 같은 사실을 보고도 사람들이 서로 다른 결론에 이르는 이유.

      칼럼 읽기

      출처

      1. Amnesty International, “Recorded executions hit their highest figure since 2015,” Death Sentences and Executions 2024 report, 2025. 링크인권 단체
      2. Gallup poll, October 2024, as reported by the Equal Justice Initiative, “Overall Support for the Death Penalty Falls to Five-Decade Low,” November 27, 2024. 링크여론조사, 시민단체 보도
      3. 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 Gregg v. Georgia, 428 U.S. 153 (1976). 링크법원 판결
      4. Death Penalty Information Center, “The Death Penalty in 2024: Year End Report,” December 2024. 링크연구기관
      5. National Research Council, Deterrence and the Death Penalty, National Academies Press, 2012. 링크국가 연구기관
      6. Indiana Legislative Services Agency study for the General Assembly, as reported by the Death Penalty Information Center, July 2010. 링크정부 연구, 연구기관 보도
      7. Immanuel Kant, The Metaphysics of Morals, 1797, Doctrine of Right, on the right to punish. (칸트, 『도덕 형이상학』)철학 고전
      8. Death Penalty Information Center, “Early History of the Death Penalty.” 링크연구기관
      9. Cesare Beccaria, On Crimes and Punishments, 1764. (베카리아, 『범죄와 형벌』)고전
      10. 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 Furman v. Georgia, 408 U.S. 238 (1972), including the concurring opinion of Justice Potter Stewart. 링크법원 판결
      11. 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 McCleskey v. Kemp, 481 U.S. 279 (1987). 링크법원 판결
      12. 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 Atkins v. Virginia, 536 U.S. 304 (2002). 링크법원 판결
      13. 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 Roper v. Simmons, 543 U.S. 551 (2005). 링크법원 판결
      14. 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 Kennedy v. Louisiana, 554 U.S. 407 (2008). 링크법원 판결
      15. David Grann, “Trial by Fire: Did Texas execute an innocent man?” The New Yorker, September 7, 2009. 링크탐사 보도
      16. “McVeigh executed for Oklahoma City bombing,” The Seattle Times (wire report), June 11, 2001. 링크언론 보도
      17. California Commission on the Fair Administration of Justice, final report, June 30, 2008, as reported by the ACLU of San Diego & Imperial Counties. 링크주 위원회, 시민단체 보도
      18. Holy See Press Office, new revision of paragraph 2267 of the Catechism of the Catholic Church on the death penalty, August 2, 2018. 링크교회 공식 발표
      19. Gary Cartwright, “Free to Kill,” Texas Monthly, August 1992. 링크잡지 보도
      20.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Resolution 62/149, “Moratorium on the use of the death penalty,” December 18, 2007. 링크유엔 결의
      21. Death Penalty Information Center, “The Death Penalty in 1999: Year End Report.” 링크연구기관
      22. Associated Press, “Serial killer pleads to 48 murders,” Lawrence Journal-World, November 6, 2003. 링크언론 보도
      23. Exodus 21:23–25, Hebrew Bible. (출애굽기 21장 23~25절)종교 경전
      24. Death Penalty Information Center, “The Abolitionist Movement.” 링크연구기관
      25. European Union Agency for Fundamental Rights, “EU Charter of Fundamental Rights, Article 2: Right to life.” 링크EU 법
      26. Council of the European Union, “EU Guidelines on the Death Penalty.” 링크정부 정책
      27. Death Penalty Information Center, “Ways That Race Can Affect Death Sentencing.” 링크연구기관
      28. Bill and Denise Richard, “To end the anguish, drop the death penalty,” Boston Globe, April 17, 2015. 링크기고, 피해자 가족
      29. 머니투데이, “‘흉악범 23명’ 마지막 사형집행...그 후 28년째 멈췄다 [뉴스속오늘],” 2025년 12월 30일. 1997년 12월 30일 마지막 집행(23명), 생존 사형확정자 57명, 헌법재판소 1996년(7 대 2)·2010년(5 대 4) 합헌 결정과 2019년 헌법소원 계류, 앰네스티 분류(2007년), 2020년 유엔 사형 집행 유예 결의 찬성. 링크언론 보도
      30. 머니투데이, “‘28년째 멈췄다’ 사형 집행 왜 반대했고, 찬성할까? ‘사형 여론’의 역사,” 2026년 4월 5일. 한국갤럽 조사의 사형제 유지 응답(2005년 64.8%, 2012년 79%, 2015년 63%, 2018년 69%, 2022년 69%). 링크언론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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