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민은 나라를 더 부유하게 만드는가?
경제 규모가 커진다는 점은 양측 모두 인정한다. 그것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무엇을 뜻하는지를 두고 갈린다.
찬성 측은 이민자가 경제를 키우고 늙어 가는 사회를 계속 돌아가게 한다고 말한다. 반대 측은 급격한 이민이 주택과 재정, 사회적 신뢰에 부담을 준다고 말한다.

이민은 태어난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에 자리 잡고 사는 것을 말한다. 일하거나 공부하러 오는 사람도 있고, 가족과 함께 살려고 오는 사람도 있으며, 전쟁과 박해를 피해 난민이나 비호 신청자로 오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이 토론의 핵심은 이민을 받을지 말지가 아니다.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빠르게, 어떤 조건으로 받을지가 쟁점이다.
부유한 나라들은 문을 열었다 닫기를 되풀이해 왔다. 1903년 자유의 여신상 안에는 에마 래저러스(Emma Lazarus)의 시를 새긴 동판이 걸렸다. “지친 이들, 가난한 이들, 자유로이 숨 쉬기를 갈망하며 웅크린 무리”를 반기는 시다.22 그런데 불과 20여 년 뒤인 1924년, 미국은 이민법으로 나라별 이민자 수를 1890년 인구조사 당시 해당 출신자 수의 2%로 묶고, 아시아 출신 이민은 아예 막아 버렸다.29
오늘날 태어난 나라 밖에서 사는 사람은 약 3억 400만 명, 세계 인구의 3.7%다. 1990년 1억 5,400만 명의 두 배에 가깝다.1 202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 들어간 영주 이민자는 650만 명으로 역대 최고였다.6 강제 이주도 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으로 살던 곳에서 쫓겨난 사람은 1억 1,730만 명이었고, 난민의 69%는 자기 나라와 국경을 맞댄 이웃 나라에 머물렀다.18
미국의 이민자 인구는 2025년 1월 5,330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주민의 15.8%다. 2023년 기준으로 약 1,400만 명은 법적 허가 없이 체류하고 있었다.2 2023년 12월 멕시코 국경에서 단속된 이주민은 25만 명에 가까워 월간 기준 역대 최고였고,26 이민법원에 쌓인 미결 사건은 300만 건을 넘었다.27 그러다 2025년 6월까지 이민자 인구가 100만 명 넘게 줄면서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2
여론은 사건에 따라 출렁인다. 2024년 미국인의 55%는 이민을 줄여야 한다고 답했지만, 2026년에는 그 비율이 29%로 떨어졌고 73%가 이민이 나라에 좋은 일이라고 답했다.4 영국의 순이민은 2023년 3월까지 1년 동안 94만 4,000명으로 정점을 찍었고,20 지금 영국인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보다도 이민을 자기 나라의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21 캐나다는 주택난을 덜기 위해 2025년 신규 영주권자 목표를 50만 명에서 39만 5,000명으로 줄였다.12
독일은 두 얼굴을 한꺼번에 보여 준다. 2015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해낼 수 있다(Wir schaffen das)”고 말했고, 2015~2016년 두 해 동안 116만 4,000명이 망명을 신청했다.11 2024년에는 2015년 입국자의 64%가 일자리를 얻었지만,10 2025년에는 반이민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지지율 2위 정당으로 올라섰다.11
한국에서도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2024년 11월 기준으로 국내에 석 달 넘게 사는 외국인 주민은 258만 3,626명으로 역대 최다였고, 총인구의 5.0%를 차지했다.30 2025년 합계출산율은 0.80명으로 2년 연속 올랐지만 여전히 1명에 못 미친다.31 난민 문제도 있다. 2018년 예멘인 484명이 제주도에서 난민 신청을 했는데, 심사 결과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은 2명,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사람은 412명이었다.33
결국 쟁점은 세 가지로 모인다.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비용을 치르는가, 새로 온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집을 구하고 사회에 녹아들 수 있는가, 그리고 부유한 나라는 다른 곳에서 태어난 사람들에게 어떤 책임을 지는가. 미국의 한 대규모 연구는 “이민이 내국인 노동자 전체의 임금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작다”고 결론지으면서도, 일부 노동자 집단과 지방 재정은 그 영향을 더 크게 느낀다고 덧붙였다.5
이민 토론의 승부는 대개 다음 네 가지 질문에서 갈린다.
경제 규모가 커진다는 점은 양측 모두 인정한다. 그것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무엇을 뜻하는지를 두고 갈린다.
마리엘 보트리프트처럼 똑같은 증거를 두고 해석이 정반대로 갈린다.
이민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속도를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가치의 문제다. 어떤 통계도 답을 정해 주지 않는다.
미국: 2025년 1월 이민자 5,330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2
캐나다: 인구 증가 속도를 늦추고 주택난을 덜기 위해 2025년 신규 영주권자 목표를 50만 명에서 39만 5,000명으로 낮췄다.12
독일: 2015~2016년 100만 명이 넘는 망명 신청자를 받았고, 2015년 입국자 대부분이 지금 일하고 있다.1011
영국: 순이민이 2023년 3월까지 1년 동안 94만 4,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에는 약 34만 5,000명(추정)으로 줄었다.20
일본: 고령화로 심해진 일손 부족을 메우려 하면서, 2024년 10월 외국인 노동자가 230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13
한국: 2024년 외국인 주민이 258만 3,626명으로 역대 최다, 총인구의 5.0%에 이르렀다.30 반면 같은 해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은 105명, 인정률은 2.1%였다.32
토론 팁: 나라 간 비교는 양측 모두에게 쓸모 있는 근거다. 찬성 측은 독일의 취업 통계와 일본의 외국인 노동자 확대를, 반대 측은 빠르게 늘어난 뒤 이민을 줄인 캐나다와 영국을 내세울 수 있다. 한국 사례를 쓸 때는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결혼이민자, 난민처럼 서로 다른 집단을 구분해서 말해야 설득력이 생긴다.
수업이나 동아리 토론에 쓸 질문이다. 정답은 없다. 반드시 이유와 근거를 들어 말하게 하자.
사회 교과와 연결: 이민 정책은 보편적 인권과 공동체의 자기 결정권이 맞부딪히는 대표적인 문제다. 다문화 사회와 사회 정의를 배울 때, ‘공정한 이민 정책’의 기준을 하나 정해 보고 그 기준이 외국인 노동자와 난민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지 따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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